KYYB CEO가 생각하는 '밸런스'

by KYYB 2023-08-08


KYYB 노정석 CEO가 이야기하는 하루의 밸런스, 삶의 밸런스, 브랜드의 밸런스에 대하여. 

Editor. Son Ji Won + Photographer. Lee Sung Won 



 


여러분은 ‘KYYB’이라는 브랜드를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아마 많은 분들이, 카이스트 출신 엔지니어에서 뷰티업계에 진출한 소위 연쇄창업가, 노정석 CEO의 스토리를 통해 관심을 가지게 되셨을 겁니다. 그래서 ‘노정석’이라는 인물 그 자체를 궁금해하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KYYB의 메시지와 화법이 다른 뷰티 브랜드와 조금 다르게 느껴지셨다면, 아마 그 출발선이 조금 다른 이유도 있을 겁니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노정석 CEO를 만나, 지금 KYYB이 가장 몰두하고 있는 개념 ‘밸런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어떤 부분은 소소한 개인의 이야기이고, 어떤 부분은 KYYB이라는 브랜드의 본질적인 고민이기도 합니다. 

KYYB 유니버스의 근원인 그의 세계관은 브랜드 서사의 시작이 되기에, 여러분이 KYYB과 좀더 가까워지시는 데 이 인터뷰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대화는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노정석 대표님은 하루를 어떻게 보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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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하루의 밸런스  


“저는 아침에 가장 총명합니다”  


보통 6시간 정도 자는 편입니다. 대개 8시에 일어나서 아침 운동을 하고 출근합니다. 아침저녁으로 두 번 운동할 때도 있는데, 아침에는 에너지를 너무 많이 쓰면 안 되니까 가벼운 유산소 운동 위주로 하고, 저녁에는 좀더 강도 높은 웨이트 운동을 합니다. 40대 중반을 넘어서니 대사도 떨어지고 확실히 몸의 변화가 느껴져서, 운동을 하루 고정 스케줄로 넣어두고 있어요. 


하루 업무는 크게 3단계로 나눠서 합니다. 저는 오전에 가장 총명하기 때문에(웃음), 이 시간대에 머리를 많이 써야 하는 중요한 미팅들을 합니다. 오후에는 약간 덜 중요한 일들, 즉 정확한 의사결정이 필요하지 않은 일들을 처리하고요. 그리고 남은 시간에 혼자만의 일들을 합니다. 논문이라든가 각종 데이터를 서치하면서, 앞으로 방향을 설정하는 데 필요한 자료를 정리합니다.  

 

매주 판교와 성수, 삼성의 오피스를 오가며 KYYB의 세계를 이끈다. ⓒ KYYB

 


“당장 도움 안 되는 일에 시간을 씁니다”  


퇴근 후에는 ‘소셜 미팅’이 많아요. 이 시간이 또 굉장히 중요합니다. 업종을 불문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알게 된 CEO나 업계 리더들을 만나서 다양한 이슈를 나눕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제가 축적한 네트워크를 중개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일도 합니다. 저는 이걸 ‘기회(Opportunity)의 중개업’이라고 부릅니다. 


많은 분들이 저를 연쇄창업가라고 부르시는데, 저는 사업가이기도 하고 엔지니어이기도 하고, 초보 유튜버이기도 하고(웃음), 제 여러 직업 중 하나에 ‘기회의 상인(Merchant)’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복잡하고 비대칭적인 ‘정보의 교차로’에 있는 것만으로도,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고, 어디까지 와있고,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굉장히 응축된 형태의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당장 도움이 되지 않아도, 이런 교류의 장에 시간을 많이 씁니다. 


  

 KYYB은 ‘과학’이 본질인 만큼 기술적 데이터 축적이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 KYY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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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삶의 밸런스 


“밸런스가 깨졌을 때는 잠시 멈춤”  


저는 삶의 여러 가지 요소 중에 ‘밸런스’라는 개념을 좋아합니다.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밸런스를 맞추는 것, 즉 균형과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우리는 불확실성 속에서 수많은 결정을 해야 하죠. 그럴 때마다 제일 중요한 것은 균형 감각을 조화롭게 잘 발휘하는 것이더라고요. 


물론 저도 당연히 종종 밸런스를 잃습니다. 우리 삶은 ‘숲과 나무 사이에서의 균형’이 중요한데, 계속 나무만 파다보면 금세 밸런스가 깨져요. 그럴 때는 한 발짝, 두 발짝, 세 발짝… 숲이 보일 때까지 물러서는 시간을 가집니다. 약간 떨어져서, 조용히 멈추고, 가만히 바라봅니다. 


해외 출장처럼 긴 이동을 할 때 주로 그런 시간을 갖는데요, 어디에 나무를 너무 많이 심었나, 어느 나무에 영양을 너무 많이 줬나… 눈앞에 있는 문제 덩어리에서 멀리 떨어져서 잠시 멈추고 바라보는 그 지점에서 밸런스가 다시 잡히는 것 같아요.   



“내 일을 내 일이 아닌 것처럼”    


저는 일에 있어서는 복잡한 사람이 돼야 합니다. 안 풀리는 문제도 해결해야 하고, 때로는 모진 사람도 되어야 하고. 그래서 일을 할 때는 ‘본연의 나’에서 조금 멀리 떨어집니다. 


일을 할 때의 저는, 제가 연기해야 하는 시나리오의 여러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캐릭터들을 ‘실제의 나’와 조금 떨어뜨려 둡니다. 그러면 비교적 쉽게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고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에 잠식되지 않을 수 있어요.  


물론 과도한 스케줄이나 골치 아픈 문제가 이어질 때 밸런스를 잃기도 하죠. 그러면 몸이 참 정직하게 반드시 아파요. 이때도 역시 저의 ‘솔루션’은 떨어져서 잠시 멈춤. 사방을 차단하고 오랫동안 푹 자버립니다(웃음). 



대학 시절부터 창업을 했기 때문에, 모든 문제를 머릿속에 넣어두고 24시간 소방서처럼 대기하고 출동하던 초보사장 시절이 제게도 있었어요. 근데 인생멘토인 한 선배가 그러더라고요. “내일 회사가 망하더라도, 모르겠다, 오늘은 일단 자자!” 하고 푹 잘 수 있어야 계속 사업을 할 수 있다고. 


당시에는 그 말이 이해가 안 됐는데, 이제는 알죠. ‘내 일을 내 일이 아닌 것처럼’ 3자화할 수 있어야 밸런스를 지킬 수 있다는 것.   



밸런스가 깨졌다고 느낄 때는 잠시 멈추고 가만히 바라본다. ⓒ KYY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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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3: 브랜드의 밸런스


“공돌이의 관점에서 이상한 것들” 


KYYB의 브랜드 전개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개념 중 하나가 바로 ‘밸런스’입니다. 


‘왝 더 독(Wag the Dog)’이라는 말 있잖아요,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 요즘 업계를 둘러보면 수많은 메시지와 마케팅 전략 속에서 ‘본질’과 ‘포장’이 균형을 잃는 경우가 많습니다. 


화장품의 경우, 중요한 것은 ‘물질’이 우리 피부와 어떻게 ‘인터랙션(Interaction)’하는가 하는 것이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적인 과학이 존재하고 구조적인 엔지니어링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어떻게 감성을 흔드느냐’에 더 집중하고 있는 것 같아요. ‘공돌이’인 제 관점에서는(웃음) 이건 뭔가 잘못됐죠. 


KYYB을 시작할 때, ‘진짜’와 ‘마케팅적 플라시보’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게 첫 문제의식이었어요. 각종 물질들을 얼굴에 잔뜩 바르지만, 사실 그 물질들의 객관적인 효능만 있을 뿐 실제로 우리 인체와 ‘인터랙션’ 하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인가, 하는 생각이 있었고요. 


그래서 KYYB의 첫 제품을 기획할 때, 입자가 큰 물질을 본래 성질 그대로 나노 단위의 분자로 만들어 피부 깊이 스며들게 하는 ‘모아시스’ 기술을 선택하게 되었던 거고요. 물질을 진짜로 집어넣어 피부와 ‘인터랙션’하도록 하는 기술이니까요. 


정보의 교차로에서 끊임없이 타자화하며 낯설게 바라보기. ⓒ KYYB



“일종의 균형 공간에서 KYYB이 시작”  


사실 실험실 레벨에서 새로운 발명이나 발견이 있어도, 그게 산업화되기까지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려요. 카이스트 선배인 김철환 박사가 항암 치료를 위한 모아시스 기술 그 자체를 발명하기까지만도 4년 정도가 걸렸어요. 


실험실에서 처음 그 현상을 목격했을 때 ‘이걸 화장품에도 응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저는 수많은 화장품 원료 중에 가장 토대가 된다고 생각한 원료로 ‘히알루론산’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제품화해서 시장에 내놓기까지 또 4년 정도가 걸렸죠. 


저는 그 과정에서 과학에 집중했습니다. 이를 테면 원료의 분자 크기나 화학적 메커니즘 등등. 그러다 보니까 생명공학도 공부하게 되고, 세포와 유전에 대해서도 파고들게 되고, 점점 생각의 반경이 커지면서 ‘뭘 하고 뭘 하지 말아야 되겠다’ 하는 일종의 균형 공간이 생긴 것 같아요. 거기에서 KYYB이라는 브랜드가 시작됐습니다.   

  

킵의 라인 중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하이알차저 온리.  ⓒ KYYB



“본질과 포장의 밸런스, 감성이라는 기술” 


KYYB을 론칭한 지 이제 2년 정도 되었는데요, 브랜드를 전개하며 또 다른 밸런스를 찾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기술의 시대잖아요. KYYB의 세계관은 일종의 ‘테크(Tech) 브랜딩’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술’만으로는 기술을 제대로 전할 수 없구나, 하는 걸 알게 되었어요. 


어찌보면 저는 ‘본질’만 있었고 ‘포장’이 하나도 없던 사람이었는데(웃음), ‘본질’을 제대로 전달하려면 감성과 결합하지 않으면 안 되더라고요. ‘감성을 들었다 놨다’ 하는 게 얼마나 큰 기술인지, KYYB을 운영하면서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하이알차저 론칭 초기에는 “고분자 히알루론산이 크림을 발라서 들어간다고? 말이 되냐? 사기 치지 마라!”고 막무가내로 화내고 비판하시는 분들도 많아서(웃음) KYYB의 베이스에 있는 복잡한 과학 원리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화장품법이 허용하는 표현의 범위도 한정적이고요. 하지만 어려웠던 시간을 거쳐 이제 본질과 포장이 점점 밸런스를 이뤄가고 있다고 느낍니다.  


기술의 본질을 과학적으로 전달하되, 포장에서 감성을 조금 덜어내고, 어떻게 쉬운 말로 가슴에 와닿게 표현할 것인가, 구성원들과 함께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KYYB이라는 브랜드가 완벽한 밸런스를 찾아가는 과정, 그리고 그것을 통해 미래로 가는 새로운 차원의 문을 열어가는 모습. 계속 지켜봐주시고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KYYB은 기술과 감성의 균형 공간에서 세상을 업데이트하는 다양한 솔루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 KYY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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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석 CEO가 KYYB을 시작하게 된 스토리, 

뷰티 플랫폼 ‘화해’의 영상을 통해 만나보세요! 

                                                                               

  카이스트 박사가 항암제 개발 기술로 앰플을 만든 'KYYB' 이야기(루브르 Ep.4)  by 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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